장애등급제 폐지와 그 이후의 과제

자립생활 실현으로 가는 과정

장애등급제 폐지는 장애인의 삶을 비장애인 수준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장애인복지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이다.

우리나라 장애인정책이 31년 만에 바뀌었다. 2019년 7월 1일부터 장애등급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자원체제로 전환한다. 

 

1988년 의학적 심사에 기반해 1급에서 6급까지로 구분한 장애등급제가 도입된 이래 장애인에 대한 각종 지원이 장애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제공되어 왔는데 이러한 방식으로는 장애인 개개인의 개별적 욕구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장애등급제 폐지 논의 

 

장애등급의 기준은 1981년 심신장애법이 제정되면서 1982년에 도입되었고 1989년 장애인복지법을 시행하면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로인해 장애등급제는 지난 30년 간 장애인 복지지원을 위한 기본적인 토대를 이루었고 장애인의 소득보장, 세금 및 공과금 감면, 각종 요금의 할인제도와 서비스 지원에 있어서도 대상자와 지원수준을 결정하는 핵심적 기준이 되었다. 

따라서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장애인을 장애정도가 심한 장애인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단순히 장애정도에 대해 세부적인 단계를 고려하지 않고 장애정도로만 고려함으로써 장애복지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개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유형의 확대와 장애등급 기준의 조정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루어져 왔지만 장애등급제 자체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상대적으로 볼 때 강력하게 대두되지는 않았다. 장애등급제에 대한 거부감이 그렇게 강력하지는 않았고 또 장애등급제를 폐지한 이후에 장애등급제를 

대치할 만한 대안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2007년 이후 장애인복지 인프라 제도개선 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장애등급제 폐지는 논의되지 않은채 의학적 기준을 서비스 제공의 유일한 기준으로 활용하는 불합리를 시정하자는 차원에서 서비스 전달체계를 개편하고자 했다. 

 

장애등급제 폐지가 정책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된 것은 2012년 대통령선거의 선거공약으로 제시된 이후의 일이다. 

당시 장애정도가 가장 심각한 수준인 1급장애인만 활동보조 서비스를 받는 것에 대해 장애등급에 상관 없이 모든 장애인이 활동보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장애등급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다. 

거기에 대해 당시 국민연금공단에서 장애등급에 관한 재심사를 실시했는데 장애등급이 낮아진 장애인에 대한 지원축소로 인해 나타난 불만도 장애등급제 폐기 주장이 제기된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장애판정체계기획단이 구성되어 활동하면서 장애등급제 폐지를 논의했다. 

 

이때 논의된 사안은 

첫째 의학적 기준에 대한 정비 

둘째 소득보장 체계 개편 

세째 장애인에 대한 조세공과금 감면과 각종 요금의 할인제도 조정 

네째 장애인복지 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이었다. 

의학적 기준에 대한 정비는 장애정도를 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바꾸자는 것으로 의학적 기준 자체가 장애등급제로 직접 연결되는 것을 폐지하자는 주장이었다. 

소득보장체계 개펀은 장애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장애수당과 장애인연금 등을 적정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논지였다. 

조세감면과 공과금 할인제도는 장애정도에 따른 차등적용과 시혜적 성격의 급여를 조정하되 장애등급과는 무관한 제도로 구축하자는 것이었다. 

전달체계의 개편은 장애등급과 연동시키지 말고 서비스의 필요도에 따라 장애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지금까지 시행되던 장애등급제를 폐지한다면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대안 없이 장애등급제를 폐지한다면 혼란이 예상되며 혼란을 피해 과거로 돌아가기도 어려운 것이다. 

장애등급제는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장애인복지 지원 서비스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의 장애인 지원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제도이다.

 

소득보장, 직업재활, 교육, 조세감면 및 공과금 할인제도, 보건의료 등 장애인에 대한 복지서비스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장애등급제는 의학적 기준에 따라 신체와 정신의 손상 정도를 평가하는 제도인데 다량하고 복잡한 복지서비스 영역에 적용하기에는 너무나 획일적이고 단순한 기준일 뿐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적용해온 장애등급제는 장애인에 대한 의학적 상태 이외에는 개개인이 처한 환경이나 지니고 있는 욕구에 대한 정보가 없어 개개인이 대처하고 있는 상황에 걸맞는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형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는 것은 장애등급제 만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복지 전반에 대한 재편과 체계의 개선인 것이다. 이것은 국제장애분류기준에서 알 수 있듯이 신체구조 뿐 아니라 개인의 활동과 사회참여, 개인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는 다양한 기준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장애등급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일반화된 계기는 활동보조 서비스의 제한적 지원을 확장해야 한다는 요구였지만 장애등급제 폐지는 복지서비스의 확장을 넘어 새로운 대안을 찾는 노력이기도 하다. 장애인복지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하자는 요구인 것이다. 이러한 요구는 소득보장 체제, 서비스 제공 시스템, 욕구평가 도구 개발, 인정조사표의 전반적 확대 등의 과제로 연결된다. 

2007년 보건복지부는 장애등급 판결의 부정확성을 시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1급과 2급 장애인에게 국민연금공단이 실시하는 장애등급 재심사를 거친 후 장애인으로 등록하도록 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이 조치가 있기 전에는 의료기관이 발급하는 장애진단서가 장애등급 판정의 유일하고 최종적인 판단이었지만 그것을 변경하면서 진단서에 대한 정확성을 구민연금공단이 다시 한번 심사함으로써 판정제도를 바꾸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공단의 재심사를 통해 기존의 장애등급이 상당수가 하향조정되었기 때문이다. 2007년 당시 22,205명에 대해 재심사가 실시되었는데 장애등급이 올라간 인원은 0.7%에 불과했고 그대로 유지된 인원은 58.7%였ㅣ만 내려간 인원이 37.9%나 되었기 때문이다.  으ㅏ료기관의 판정과 재심사의 판정은 현격한 차이를 보였던 것이다. 

2007년에는 보건복지부가 주도해 장애인 활동보조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실시했는데 이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 장애인은 1급으로 제한했는데 2010년에는 이 서비스를 신청하는 장애인의 경우 국민연금진흥공단의 장애등급 재심사를 받도록 의무화 했다.  

 

2010년에 실시된 장애재심사에서는 장애등급이 유지된 비율은 1급 60.5%, 2급 59.2%, 3급 65.9%로 나타나 해를 거듭할 수록 장에등급이 낮아지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장애등급 재심사에 대해 상당수의 장애인들이 불만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비록 1급장애인에게 장애인 보조활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가 도입되었지만 그 혜택을 받는데 걸림돌이 생겨난 것이다. 또 급여인정여부를 결정하는 인정조사표를 별도로 작성해 최종 판단함으로써 1급이라 하더라도 탈락하는 사례가 있었고 2급, 3급이라 하더라도 활동보조 서비스가 절실히 요구됨에도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사정이므로 장애인들의 불만은 쌓일 수 밖에 없었다. 

2012년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이 중심이 되어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면서 장기 농성 사태를 야기했다. 그 해에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는 장애등급제 폐지가 이슈로 등장했다. 주요 정당들은 모두 장애등급제 폐지를 선거공약으로 채택했던 것이다. 

2013년 출범한 새 정부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국정과제로 공식화하고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장애등급제를 2017년에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 2018년에 시행될 제1차 사회보장 기본계획을 통해 장애인복지 서비스의 제공기준으로 활용되는 당시의 장애등급제를 개선하되 2016년에는 의학적 기준 외에 장애특성과 서비스의 필요정도 등을 반영한 새로운 장애판정 체계로 전환시키고 서비스 신청 제한은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장애등급제 폐지는 정부의 정책과제가 되었고 2017년에는 전면 폐지 수순을 밟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정부의 정책결정에도 불구하고 장애등급제 폐지는 여전히 미결과제로 남게 된다. 

2013년 보건복지부 안에 장애판정체계기획단이 구성되어 활동하기 시작하면서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한 정부차원의 논의가 시작되었다. 당시 보건복지부의 방침은 장애등급제를 2017년까지 폐지하되 그 중간단계로서 중증장애인과 경증장애인으로 구분해 장애등급을 간소화하는 이른바 '중경제' 도입을 선호했다. 당시 장애인복지 제도가 대부분 중증장애인과 경증장애인의 구분을 통해 급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설계로 되어 있었기에 큰 변화나 혼란 없이 장애등급제 폐지 이후를 대응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판단했기 때눈이디.

그렇지만 기획단 자체에서 제기된 많은 의견

기사입력: 2019/07/16 [08:30]  최종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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